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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에서는 원료 사용량이나 공장 전력사용량뿐 아니라, 원료와 에너지가 생산되기까지 발생한 환경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활용하는 기초자료가 전과정목록 데이터베이스(LCI DB)입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ESG인프라지원단이 발간한 2026년 9월호 「ESG ON 포커스」는 국가 LCI DB의 개발 현황과 ‘K-LCA 전력배출계수’를 분석했습니다. 특히 같은 국내 전력을 평가하더라도 적용한 데이터와 산정범위에 따라 기후변화 영향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LCI DB의 개념부터 K-LCA 전력배출계수와 국가 전력배출계수의 차이, 해외 데이터베이스와의 비교, 기업의 실무 확인사항까지 정리했습니다.
제품 생산에 알루미늄 1kg이 사용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업은 구매량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알루미늄의 원료 채굴·정련·제련 과정에서 소비된 에너지와 발생한 배출물질까지 직접 조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관련 공정의 자원 투입과 환경배출 정보를 정리한 LCI DB를 연결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LCI DB는 전력 1kWh, 소재 1kg, 화물 1ton·km 운송 등 일정한 기준흐름에 해당하는 투입물과 배출물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LCA의 목록분석에 활용되며, 정해진 영향평가 방법을 거쳐 탄소발자국 등 환경영향 결과로 연결됩니다.
전력 생산구성, 원료 조달, 제조기술과 생산시점은 국가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한국 전력’을 평가하면서 다른 시기의 발전원 구성이나 국내 산업현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데이터를 사용하면 실제 평가대상의 특성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가 LCI DB는 이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한 국내 환경데이터 기반입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관련 DB를 개발해 왔으며, 2021년에는 2028년까지 약 1,000개를 개발하는 계획이 수립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개발 목표는 약 230개로, 반도체·배터리·건축자재·수소 등 산업으로 개발 대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DB라고 해서 항상 우선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환경성적표지 작성지침이나 제품범주규칙(PCR), 고객사의 제출 요건에서 데이터 선정 기준을 정했다면 해당 기준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국내 전력의 전과정 기후변화 영향을 반영한 계수를 배출권거래제 등에 사용하는 국가 전력배출계수와 구분해 ‘K-LCA 전력배출계수’라고 지칭합니다. 발전원별 데이터를 구축한 뒤, 해당 연도의 발전원별 발전비율(grid mix)을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는 발전단계에서 직접 발생하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연료의 채굴·생산·공급, 발전설비의 건설 및 해체 등 관련 전과정의 환경영향이 고려됩니다. 전력을 소비하는 지점에 적용하는 소비기준 계수에는 송배전 손실도 반영합니다.
두 계수는 모두 전력사용과 관련된 온실가스 산정에 활용되지만, 목적과 시스템경계가 같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값이 높거나 낮다는 이유로 하나의 계수를 다른 계수로 대체해서는 안 됩니다.
| 구분 | K-LCA 전력배출계수 | 국가 전력배출계수 |
|---|---|---|
| 주요 활용 | 제품 LCA, 환경성적표지 등 전과정 평가 | 배출권거래제, 목표관리제 등 사업장 배출량 산정 |
| 중심 산정범위 | 연료공급·발전·관련 설비 등 전과정 영향 | 발전단계의 직접 온실가스 배출 중심 |
| 소비기준 | 송배전 손실 반영 | 소비단계 계수에 송배전 관련 조건 반영 |
보고서의 2023년 소비기준 비교에서는 K-LCA 전력배출계수가 0.4944 kg CO₂-eq/kWh, 국가 전력배출계수가 0.4173 kg CO₂-eq/kWh로 제시됐습니다. 두 값의 차이는 0.0771 kg CO₂-eq/kWh입니다. 보고서는 이 차이에 시스템경계, 원천자료와 발전량 산정방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해외 상용 LCI DB에도 한국 전력 데이터가 포함돼 있지만, 국내 DB와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보고서는 2022년 기준으로 K-LCA와 ecoinvent v3.12의 한국 고압전력 데이터를 비교했습니다.
| 데이터 | 2022년 소비기준 기후변화 영향 |
|---|---|
| K-LCA 전력배출계수 | 0.507 kg CO₂-eq/kWh |
| ecoinvent v3.12 한국 고압전력 | 0.667 kg CO₂-eq/kWh |
비교 결과 ecoinvent 값이 K-LCA보다 약 31.5% 높게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서는 두 데이터의 발전원 구성과 기준자료 차이를 주요 원인으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2022년 K-LCA에서 유연탄화력의 발전비중은 31.8%였지만, 비교대상 ecoinvent 데이터에서는 3.4%로 반영돼 있었습니다.
제품 1개를 생산하는 데 전력 10kWh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두 계수를 단순 적용한 전력 부분의 기후변화 영향은 각각 5.07 kg CO₂-eq와 6.67 kg CO₂-eq입니다. 이는 동일한 활동량이라도 데이터 선정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이며, 제품 전체의 탄소발자국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발전원 구성은 매년 달라지므로 전력 LCI 데이터도 고정된 값이 아닙니다. 보고서에 정리된 K-LCA 소비기준 전력배출계수의 연도별 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준연도 | K-LCA 소비기준 (kg CO₂-eq/kWh) |
|---|---|
| 2021년 | 0.5304 |
| 2022년 | 0.5072 |
| 2023년 | 0.4944 |
| 2024년 | 0.4663 |
2021년 대비 2024년 계수는 약 12.1% 낮아졌습니다. 다만 이는 보고서에 제시된 기준연도별 값의 변화이며, 특정 기업의 실제 에너지 절감이나 제품 탄소감축 성과를 그대로 의미하지 않습니다. 또한 새로운 계수나 DB 버전이 공개되면 기존 평가에 적용한 데이터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2026년부터 직전연도 발전비율을 반영해 전력 LCI DB와 K-LCA 계수를 매년 갱신하는 체계를 소개합니다. 실제 산정 시에는 에코스퀘어에 공개된 최신 자료와 적용 제도의 데이터 사용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이 제품 LCA, 제품 탄소발자국(PCF), 환경성적표지(EPD)를 수행할 때에는 최종 산정값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로 계산했는지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다음 사항은 데이터 선정과 결과 재현성을 검토할 때 중요합니다.
국가 LCI DB 및 관련 정보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에코스퀘어(EcoSquare)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공 데이터의 기능단위·시스템경계·기준연도 등을 살펴보고, 해당 평가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같은 전력을 사용했어도 어떤 LCI DB와 계수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탄소발자국 산정값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 선택이 단순한 계산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LCA 결과의 신뢰성과 비교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제품 환경정보 관리의 핵심은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과를 만드는 데이터의 출처와 적용 조건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LCA 데이터 선정 및 제품 환경정보 산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기업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